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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마음으로 찍은 풍경’

작성자:시각복지관 | 작성일자:2014.11.20

'나의 앨범 만들기' 강좌 수강생들 단체 사진 “앞은 잘 못보지만 불가능이란 없어요”
사진촬영에 도전 이채...내달 작품전시회도 마련

 
 
▲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고 울산시각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는 ‘나의 앨범 만들기’ 강좌 수강생들이 19일 오는 12월 열릴 전시회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남구 달동문화공원에 모였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앞을 잘 볼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진촬영’에 도전해 전시회까지 마련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적어도 수십만장 이상의 사진을 찍으면서 각자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담았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6개월이 지나자 사진작품으로 바뀌었다.

19일 오후 울산 남구 달동문화공원. 오는 12월 열릴 전시회 팸플릿에 넣을 프로필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자칭 혹은 타칭 사진작가로 불리는 시각장애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울산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지난 5월부터 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MY PORTFOLIO(나의 앨범) 만들기’ 강의의 수강생들이다. 이들 중에는 거의 앞이 보이지 않는 중증장애인도 있다.

10명 중 2명은 중증(1~2급)시각장애인, 나머지 8명은 경증(3~6급) 시각장애인이다. 이들은 6개월 동안 매주 1회씩 사진과 관련한 교육수업을 듣고 한 달에 한 번씩 경기도나 경주, 주왕산 등지로 ‘출사(외부로 출장을 나가 사진을 찍는 활동)’를 나가 직접 사진을 찍었다.

시각장애인 서광협(38)씨는 “처음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 무슨 사진을 찍냐’는 말을 들었다”며 “출사를 나가서 한 번에 2000장~3000장의 사진을 찍으면 겨우 15장을 건지게 되지만, 처음보다 점점 실패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최분경 사진강사는 시각장애인들의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과 관련한 이론과 실기교육 뿐만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을 위해 말로 설명하면서 카메라의 위치를 잡아주기도 한다.

최씨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수강생들에게는 느끼는대로 찍어보라고 권한다. 전시회에서 구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사진도 아마 있을 거다”면서 “한계도 물론 있었지만, 그 한계의 이유가 장애는 아니였고, 사진에 대한 흥미 여부의 문제였다. 잘 따라와준 수강생들 덕분에 많은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수강생 중 일부는 지난 7월 공모전에 참가해 상을 받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제2회 시각장애인 사진촬영대회’에서 김복희(50)씨가 ‘연잎의 눈물’, 정재선(65)씨가 ‘엄마와 보는 하늘’로 각각 상을 받았다.

김복희씨는 “10년전부터 시력을 점점 잃어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보일 때 기억하고 싶고 담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 수업을 듣게 됐다”며 “처음에는 걱정도 했지만, 6개월 동안 찍은 사진으로 앨범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밝혔다.

울산시시각장애인복지관 김재식 팀장은 “사진은 오래남고, 가족과 함께 공유도 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들도 늘 찍고 싶어한다. 비장애인과 다를바가 없다”며 “내달 열리는 시각장애인들의 사진작품 전시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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