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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암 검진하는 시각장애인 촉진 전문가 양성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자: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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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스커버링 핸즈’의 설립자 프랭크 호프만이 훈련된 여성 시각장애인이 촉진할 수 있는 종양의 크기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제공

獨,암 검진하는 시각장애인 촉진 전문가 양성

시각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경제 활동에는 제약이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가능한 국내 15세 이상 시각장애인 25만 명 중 경제활동 인구는 절반이 되지 않는 45.7%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법으로 시각장애인만 자격증을 취득하게 정해놓은 안마사 정도가 유일한 능력 발휘 분야다. 그 외 분야에서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물리적 장벽이 있어 취업이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시각장애인만의 뛰어난 능력을 헬스케어 영역에 접목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 독일의 헬스케어 혁신 사례가 눈에 띈다.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유방암은 여성건강의 큰 문제다. 한 해 독일에서만 5만8000여 건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고, 1만8000여 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 하지만 2005년부터 유방암 X선 검진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4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상향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이렇듯 높은 검진 비용은 50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 검진 기피로 이어져 유방암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하고 있다.

독일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사회혁신기업가인 프랑크 호프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인보다 촉각이 뛰어난 여성 시각장애인이 유방암을 촉진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2006년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비의료 전문가인 시각장애인의 촉각을 활용해 여성 유방암 검진자로서 교육, 병원 현장의 취업 기회 제공까지 연결해주는 ‘디스커버링 핸즈(Discovering Hands)’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여성 시각장애인은 9개월간 표준화된 유방암 촉진 방법과 의사소통 기술을 배운다.

보통 일반 여성이 스스로 감지하거나 의사가 촉진해 발견하는 종양의 크기는 1∼2cm 정도. 반면 훈련된 여성 시각장애인은 이보다 훨씬 작은 0.6∼0.8cm의 작은 종양도 발견할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의사의 촉진 시간이 3분 정도지만 시각장애인 촉진 전문가들은 30분 이상 환자와 소통하며 정밀히 촉진을 시행한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진행되는 검진 비용은 기존 X선 검진료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호프만은 검진 방법을 표준화하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촉진용 점자 진단검사 매핑 시스템도 구축했다. 점자가 새겨진 테이프를 이용해 환자의 가슴을 구역으로 나누면, 시각장애인 전문가들은 이를 격자형 좌표와 같이 인식하게 되어 종양을 발견한 구역의 번호를 컴퓨터에 입력, 의사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철저한 교육을 시행하고 시스템을 체계화한 결과, 시각장애인 촉진 전문가는 정상시력을 보유한 일반 의사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종양을 감지할 수 있었다.

디스커버링 핸즈의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10여 명의 여성 시각장애인들이 훈련받아 촉진 전문가로서 직업을 갖게 됐으며, 독일 여성들은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여성 시각장애인의 뛰어난 촉각을 통해 여성 건강 문제와 여성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두 영역을 연결시켜 혁신적인 보건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에 아일랜드, 프랑스, 덴마크, 영국,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 보급을 논의 중이며, 전립샘검사 등 다른 분야로의 응용 및 발전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호프만의 이러한 혁신적인 헬스케어 솔루션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더 많은 사람의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글로벌 캠페인 ‘Making More Health’의 지원을 받고 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메이킹 모어 헬스 공식 블로그(http://mmh_korea.blog.me/)’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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