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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전용 사진갤러리 ‘북성동’ 18일 국내 첫 개관

작성자:시각복지관 | 작성일자: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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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공혜원양이 찍은 사진. 그는 사진동아리인 ‘잠상’의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상봉 대표 제공

인천혜광학교 ‘잠상’ 회원 첫전시
냄새·촉각등 다른감각 동원 촬영
타인과 소통하는 또 다른 창구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음으로 보는 게 더 예술적이지 않을까요.”

공혜원(18) 양은 시각장애인이다.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全盲)은 아니지만, 홍채에 문제가 있어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런 공양이 사진에 빠졌다.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에 다니면서 교내 사진동아리 ‘잠상’ 회장을 맡고 있다. 매달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나가는 출사가 여간 기다려지는 게 아니다.


공양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사진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라며 “사진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창구의 기능도 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이 찍은 사진만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국내 최초로 인천 차이나타운에 문을 연다.

‘사진공간 배다리’ 이상봉 대표는 오는 18일 ‘북성동’이라는 이름의 시각장애인 전용 사진갤러리를 개관할 예정이다. 개관 첫 테이프를 인천혜광학교의 사진동아리 ‘잠상’ 회원들이 끊는다.

‘잠상(潛像)’은 인화되기 전 필름 속의 상(像)을 뜻한다. 시각장애 학생들에게도 잠상처럼 드러나지 않은 꿈과 희망이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각장애인의 사진촬영 과정은 비장애인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혼자 촬영하지 않으며, 시각 외에 다른 감각을 동원한다. 전혀 보지 못하는 전맹 학생은 저시력 학생과 짝을 이뤄 사진을 찍는다.

흐릿하게나마 빛과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학생이 전맹인 학생에게 주변 풍경과 분위기 등을 전해 주면, 냄새와 소리·촉감 등을 동원해 셔터를 누른다. 저시력 학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양은 “사진으로 인해 가족·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지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러 가기도 했는데, 제가 사진을 잘 찍어서 친구들이 놀라워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정작 학생들은 뚜렷이 볼 수 없다. 하지만 사진에 대한 설명과 평가는 명확히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사진은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문이 된다.

이상봉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사진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찍느냐’는 것”이라며 “요즘은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이며, 시각장애인들도 보진 못하지만 다른 여러 감각을 동원해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촬영한 결과물을 보진 못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사진을 통해 담으려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찍은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평가받음으로써 자신의 사진 작업에 대해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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